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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스타벅스의 몰락에는 이유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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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커피 점유율 40%의 황제, 10위안짜리 커피한테 왕좌를 뺏기기까지>

아메리카노 한 잔에 30위안(약 5,700원). 이 가격을 20년 넘게 중국인들이 기꺼이 냈습니다. 스타벅스 컵을 들고 다니는 건 커피를 마시는 게 아니라 계층을 마시는 거였으니까요. 그런데 지금 중국 20대한테 물어보면 돌아오는 대답이 좀 다릅니다. "루이싱이면 되는데 왜 세 배를 내요?"

2025년 11월 4일, 스타벅스가 중국 사업 지분 60%를 홍콩계 사모펀드 보위캐피털에 40억 달러(약 5조 5천억 원)에 넘겼습니다. 힐하우스, 세쿼이아 차이나, 텐센트까지 30개 넘는 투자사가 달려든 매물이었으니 숫자만 보면 대단한 딜이에요. 그런데 이면을 들여다보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27년간 중국 커피 시장을 일군 회사가 "더는 못 하겠다"고 손 든 거거든요. 매각후에도 상황이 나아진 기미가 안 보입니다.

1. 차(茶)의 나라에 커피를 심은 27년, 그 성공이 독이 된 이유

• 1999년 베이징 1호점. 당시 중국인들한테 커피는 그냥 쓴 물이었습니다. 스타벅스는 거기에 의미를 입혔어요. '제3의 공간', 집도 직장도 아닌 나만의 쉼터. 500㎡짜리 넓은 매장에 소파, 재즈, 그리고 초록색 인어 로고. 커피를 판 게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을 팔았습니다.

• 이게 제대로 먹혔어요. 중국 중산층한테 스타벅스 컵은 일종의 배지였고, 매장에 앉아 노트북 여는 건 "나 이 정도는 되는 사람"이라는 선언이었습니다. 시장 점유율 40%, 매장 8,000개 이상. 누가 봐도 난공불락이었죠.

• 그런데 성공이 클수록 바꾸기가 어렵습니다. 대형 매장은 상하이·베이징 핵심 상권 임대료가 하늘을 뚫는 상황에서 돈 먹는 하마가 됐고, 신메뉴 하나 내려면 시애틀 본사 승인을 거쳐야 하는 구조. 중국 시장이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데, 의사결정은 태평양을 건너다녀야 했어요.

2. 나스닥에서 쫓겨난 회사가 세계 1위가 된 코미디

• 루이싱 커피, 2017년 창업. 처음부터 스타벅스의 정반대를 찍었습니다. 넓은 카페? 없앴어요. 소형 픽업 전용 매장에 모바일 주문만 받고, 앱 깔면 첫 잔 무료, 이후에도 매일 50~70% 할인 쿠폰을 쏟아부었습니다. 중국에서는 루이싱을 정가에 마시면 "돈 많은 바보"라는 말이 돌 정도예요.

• 그러다 2020년, 매출 3.1억 달러 부풀리기가 들통납니다. 나스닥 상장폐지, 벌금 1.8억 달러, 파산보호 신청. 교과서에 실릴 만한 추락이었어요. 다들 "그것 봐라, 거품이었잖아" 했습니다.

• 여기서 상식이 깨집니다. 루이싱은 안 죽었어요. 구조조정 후 단순 저가 공세를 버리고, 균일한 맛과 품질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현지 입맛에 맞춘 신메뉴를 미친 속도로 쏟아냈는데, 2024년 한 해만 119개. 같은 기간 스타벅스? 본사 승인 타느라 78개 그쳤어요.

• 2023년 매장 수에서 스타벅스를 추월하더니 2025년 말 31,048개, 2026년 1분기 33,596개. 올해 2월에는 선전에 3만 번째 매장을 열며 세계 최다 커피 브랜드 타이틀까지 가져갔습니다. 회계 부정으로 쫓겨난 회사가 6년 만에 글로벌 1위라니. 3월에는 네슬레한테서 블루보틀 커피 매장 운영권까지 사들였어요.

3. 이건 가격 싸움이 아니라, 세대 철학의 충돌이다

• 30위안 vs 10위안. 숫자만 보면 가격 전쟁 같지만, 이 프레임으로 보면 핵심을 놓칩니다.

• 스타벅스가 판 건 '공간'이었습니다. 앉아서 여유 부리는 시간. 루이싱이 판 건 '속도'예요. 앱에서 터치 세 번, 3분 뒤 픽업, 걸으면서 한 모금. 같은 커피인데 소비하는 방식이 완전히 다릅니다. 이건 같은 산업이 아니에요.

• 996세대(아침 9시~밤 9시, 주 6일)한테 카페에 앉아 노트북 펼칠 여유는 사치입니다. 커피는 문화가 아니라 연료. 루이싱은 그 연료를 가장 빠르고 싸게 넣어주는 주유소가 된 거예요.

• 스타벅스도 뒤늦게 소형 매장 모델을 들고 나오려 하는데, 27년 쌓아온 '프리미엄 공간' DNA를 스스로 부정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자기 성공의 뿌리를 잘라내야 살 수 있다는 아이러니.

선도 기업의 성공 공식은 시장이 바뀌면 가장 무거운 족쇄가 됩니다. 스타벅스가 공간을 팔 때 루이싱은 시간을 팔았습니다. 한국 프랜차이즈도, 소비재 기업도 지금 비슷한 갈림길 위에 서 있어요. 브랜드 정체성 지키면서 시장에 맞추겠다는 건 말은 참 쉬운데, 스타벅스도 27년 걸려서 답을 못 찾았습니다.

출처:

- 뉴스핌, "'커피제왕' 스타벅스의 굴욕, 지분 매각후 중국사업 고전"

- Al Jazeera, "Starbucks sells majority stake in China business"

- Baptista Research, "Starbucks' $4 Billion China Pivot: Smart Strategy or Surrender?"

- Luckin Coffee Inc. Investor Relations, Q1 2026 Earnings Release

- Global Coffee Report, "Starbucks confirms 60% sale of Chinese busi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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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k Ma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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