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랍다. 미국 민주사회주의자들이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7월 4일 기준으로, DSA 회원 수가 12만명에 도달했다.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사회주의 조직이 탄생한 것이다.
미국 사회주의 역사의 최정점은 유진 뎁스가 이끌던 사회당의 활약을 꼽는다. 노조 운동과 정당 활동이 활발하게 펼쳐지던 시기. 1912년 유진 뎁스는 대선에 나가 6%의 지지율을 받았다.
그 정점의 활기를 110여 년만에 DSA가 가뿐히 넘어서고 있다. DSA(Democratic Socialists of America)는 말 그대로 '미국 민주사회주의'다.
1982년에 결성됐다. 미국 내 군소 사회주의 조직들이 몽쳐 사회운동과 풀뿌리 운동을 독려하고, 또 민주당 플랫폼을 이용해 의회 내 좌파의 입지를 키우는 것이 목적이었다. 하지만 당시 활약상은 미미했다. 2016년까지만 해도 DSA의 회원 평균 연령은 68세였고, 회원 수는 5천 명에 불과했다.
그러던 중 DSA에 격변이 발생한다. 2016년 버니 샌더스 선거 운동의 여파였다. 금융위기와 월스트리트 점령운동을 통해 사회 모순을 깨닫고 분노에 사로잡힌 청년들이 버니 샌더스 선거운동을 경유하고, DSA로 봇물처럼 쏟아져 들어간 것이다. 월스트리트 점령운동과 버니 샌더스 선거운동의 실패를 통해 진보적인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걸 절실히 자각한 까닭이다.
그것이 첫번째 분기점이다. 평균 연령이 갑자기 33세로 확 낮춰졌고, 멤버 수가 5만 명으로 폭증했다.
두 번째 분기점은 2019년 AOC가 하원의원이 되던 날이다. 그녀는 DSA 멤버이자 버니 샌더스 선거 캠프에서 정치 이력을 시작했다. AOC가 하원의원이 되던 날 밤, 5천 명의 청년들이 DSA로 쇄도했다. 버니 샌더스에 이어 청년 좌파 정치인이 의회로 진출하는 것을 보면서 희망과 가능성을 재확인한 것이다. 
곧이어 네 번째 분기점이 파도쳤다. 조란 맘다니 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DSA에 몰려왔다. 이번 중간 선거 때문이다. DSA 회원들이 하원의원에 속속 당선되는 것은 물론 상원의원, 이제는 주지사까지 DSA 회원들이 넘보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자 여론조사를 보니, 위스콘신 주지사 후보로 나온 한국계 프란체스카 홍이 민주당과 공화당 후보들을 제치고 1위에 올라섰다. 그녀도 DSA 멤버다. 이렇게 뉴욕을 넘어 전국으로 파도치는 DSA 영향력을 보고, 회원 수가 급증하는 것이다.
그것을 반영하듯, 최근 '사회주의'에 대한 미국 유권자들의 의식도 점차 바뀌고 있다. 최근 갤럽 조사에 따르면 미국 민주당 지지자의 66%가 사회주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반면에, 자본주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비율은 42%에 그쳤다. 또 악시오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 대학생의 67%가 사회주의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거나 중립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정이 이러니 민주당 기득권들도 당황해 하고, 공화당도 불편한 속내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7월 4일 독립기념일 연설에서 트럼프는 공산주의를 맹공격했다. 다른 공화당 정치인들도 계속 민주사회주의자를 공산주의라며 핏대를 올리는 중이다. 위협을 감지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왜 미국에서 이토록 민주사회주의가 약진할까?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불평등이 심화된 나라에서 금융위기를 통해 계급적 인식이 발화한 지점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겠고, '조직하라, 조직하라, 그리고 또 조직하라'고 외치며 민주사회주의 운동을 독려한 버니 샌더스의 영향력도 손꼽을 수 있겠다.
버니 샌더스는 2016년 선거운동을 벌일 때 호주머니에 유진 뎁스와 관련된 열쇠 고리를 넣고 다녔다. 또 그의 초상화를 벌링턴 시장실에 걸어 놓을 정도로 줄곧 존경을 표해 왔다. 그러나 이제 돌이켜보면, 그는 유진 뎁스의 영향력을 이미 넘어섰다고 봐야 할 것이다.
하지만 민주사회주의의 약진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세 번째 요인은 바로 분노한 청년들이 몇 번의 실패에 흩어지거나 냉소하지 않고, 바닥에서부터 차근차근 사람들을 조직했던 그 성실함에 있을 것이다.
2016년부터 버니 샌더스 선거운동과 DSA를 덕질하면서 느낀 것은 한 번에 바위를 깨뜨릴 물방울 같은 건 없다는 것이다. 그들은 주차장에서, 잔디밭에서, 길거리 서명 테이블에서, 술집에서, 시위 공간에서, 노조 곁에서 사람들을 끊임없이 조직해 왔다.
그리고 이번 미국 중간 선거를 경유하며 마침내 미국 역사상 최대 사회주의 조직으로 도약하게 된 것이다. 10년 동안 5천 명에서 12만 명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확실히 흥분을 자아낸다. 어떤 드라마보다 더 다이나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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