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내 최애 정치인은 뉴욕시장 조란 맘다니다. 아무리 바빠도 하루에 한 번쯤은 그의 소식을 찾아보게 된다.
최근 맘다니 시장은 정부 효율성 위원회(COGE)를 출범시켰다. 이름부터 흥미롭다. 눈치 빠른 사람이라면 바로 떠올릴 것이다. 일론 머스크가 트럼프 행정부 시절 주도했던 정부효율부(DOGE)를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향은 정반대다.
맘다니는 출범식에서 이렇게 말했다.
"일론 머스크는 많은 미국인들이 더 효율적인 정부를 원한다는 사실을 악용했다. 그리고 그것을 핑계로 시민들이 의존하는 공공서비스를 대폭 축소했다."
그의 비판은 단순히 행정 효율성 자체를 반대한 것이 아니다. 효율이라는 이름 아래 공공서비스를 줄이고, 공공의 역할을 축소하며, 시장과 민간 기업에 더 많은 역할을 맡기는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였다.
맘다니가 말하는 효율성은 다른 의미다.
그는 뉴욕 시민들이 자신들만큼 열심히 일하고, 자신들만큼 세금을 신중하게 사용하는 정부를 가질 권리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문제는 공공서비스 자체가 아니라 비효율적인 관료주의다. 주택 공급, 대중교통, 보육 서비스, 각종 행정서비스가 늦어지는 이유는 공공성 때문이 아니라 복잡한 행정 절차와 낡은 시스템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정부 효율성 위원회는 공공서비스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빠르고 더 효과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 초점을 맞춘다.
더 흥미로운 점은 추진 방식이다.
맘다니는 모든 자치구에서 공청회를 열고 노동조합원, 지역사회 활동가, 현장 노동자들과 함께 위원회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 몇 명이 밀실에서 결론을 내리는 방식이 아니라 실제 서비스를 이용하고 제공하는 사람들이 직접 참여하는 방식이다.
최근 맘다니는 정책뿐 아니라 정치적 담론에서도 신자유주의에 정면으로 도전하고 있다.
그는 얼마 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유명한 발언을 인용했다.
"영어에서 가장 무서운 아홉 단어는 '저는 정부에서 왔고 도와드리러 왔습니다'다."
이는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의 "사회 같은 것은 없다. 개인과 가족만 있을 뿐이다"라는 발언과 함께 신자유주의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문구로 알려져 있다.
정부의 역할을 최소화하고 시장의 역할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철학을 담고 있다.
그러나 맘다니는 정반대로 답했다.
"좋은 인용구지만 동의하지 않는다. 내가 생각하는 훨씬 더 무서운 아홉 단어는 '하루 종일 일했는데 가족을 먹여 살릴 돈이 없어요'다."
이 한 문장에 그의 정치철학이 압축되어 있다.
그에게 정부는 시장을 대신하는 존재가 아니다. 하지만 시장이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존재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주거비 때문에 고통받고, 아이를 키우기 어려우며, 식료품 가격 때문에 생활이 무너진다면 정부는 개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정부의 힘을 이용해 물가를 낮추고 시민들이 식탁에 음식을 올리는 일을 더 쉽게 만들 것이다. 정부는 노동자들을 위해 존재해야 하며, 반드시 도움을 주어야 한다."
실제로 맘다니 시정의 핵심 정책 역시 주택, 보육, 대중교통, 생활비 부담 완화 등 공공서비스 확대에 집중되어 있다.
물론 이러한 정책이 모두 성공할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재정 부담 문제도 있고, 기업 투자 위축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하지만 적어도 그는 분명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정부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그리고 그 답을 시장이 아니라 시민에게서 찾고 있다.
한국 정치를 바라보면 이런 모습이 더욱 낯설게 느껴진다.
선거철만 되면 개발, 성장, 기업 유치, 규제 완화가 반복해서 등장한다. 물론 경제 성장도 중요하다. 기업 투자도 필요하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정작 시민의 삶의 질, 주거 안정, 보육, 의료, 교통, 노동 환경 같은 문제는 후순위로 밀려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나는 맘다니 같은 정치인이 부럽다.
그가 사회주의자인지, 진보주의자인지, 혹은 개혁주의자인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그가 끊임없이 시민의 삶을 정치의 중심에 놓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가 어떤 정치적 성향을 갖고 있든, 공공성을 강화하고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정책을 고민하는 후보들에게 조금 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정치는 결국 우리의 일상을 결정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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