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4년, 헨리 포드는 자동차 공장 노동자의 일당을 2.34달러에서 5달러로 두 배 이상 올렸다.
박애주의 때문만은 아니었다.
컨베이어벨트의 고된 노동을 견디지 못한 직원들이 끊임없이 회사를 떠났기 때문이다. 당시 포드의 연간 이직률은 380%에 달했다. 직원 100명을 늘리기 위해 963명을 새로 채용해야 할 정도였다.
포드는 뒤늦게 깨달았다.
직원을 싸게 쓰면 회사가 비싸진다는 사실을.
100여 년이 지난 지금, 미국의 창고형 할인점 코스트코 역시 비슷한 철학으로 운영되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코스트코에서 40년간 계산원으로 근무한 직원이 약 110만 달러의 퇴직금을 받고 은퇴했다고 소개했다. 현재 코스트코의 최고 수준 시급은 약 38달러에 이르며, 일반 계산원과 매장 직원들도 미국 유통업계 평균보다 높은 임금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사는 코스트코가 계산원을 단순 반복 업무를 하는 직원이 아니라 고객 경험을 좌우하는 핵심 전문가로 대우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장기 근속자가 많고 내부 승진 비율도 높아 직원들의 평균 근속연수는 경쟁업체보다 훨씬 길다.
겉으로 보면 높은 인건비는 기업의 부담처럼 보인다.
하지만 코스트코는 다르게 계산한다.
장기 근속자가 늘어나면 채용 비용이 줄고, 신입 교육과 실수로 인한 손실도 감소한다. 숙련된 직원은 계산 속도와 정확성이 높고, 고객 응대 능력도 뛰어나 환불과 불만을 줄이며 재방문율까지 높인다.
MIT 슬론경영대학원의 자이넵 톤(Zeynep Ton) 교수는 이러한 경영 방식을 ‘좋은 일자리 전략(Good Jobs Strategy)’이라고 설명한다.
핵심은 단순히 임금을 많이 주는 것이 아니다.
높은 임금과 안정적인 근무시간, 충분한 교육, 그리고 직원이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운영 시스템을 함께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코스트코와 스페인의 유통기업 메르카도나는 이러한 전략을 통해 높은 생산성과 낮은 이직률을 동시에 달성한 대표 사례로 자주 언급된다.
반대로 많은 기업은 월급만 비용으로 계산한다.
하지만 직원이 회사를 떠나면서 함께 사라지는 경험과 노하우, 고객과의 신뢰, 조직의 기억은 재무제표 어디에도 기록되지 않는다. 새로운 직원을 채용하고 교육하며, 숙련될 때까지 발생하는 실수와 생산성 저하 역시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이를 ‘숨은 노동비용(Hidden Labor Cost)’이라고 부를 수 있다.
물론 임금을 올린다고 모든 기업의 수익이 자동으로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불필요한 업무를 줄이고, 직원에게 충분한 권한과 도구를 제공하며, 예측 가능한 운영체계를 함께 만들어야 높은 인건비가 높은 생산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좋은 일자리는 단순한 복지 정책이 아니다.
사람을 오래 머물게 하고, 오래 머문 사람이 더 잘 일할 수 있도록 설계한 생산 시스템이다.
기업이 직원에게 ‘잃기 아까운 일자리’를 제공하면, 직원도 그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더 오래 머물며 더 높은 성과를 낸다.
기업이 직원에게 지급하는 급여는 눈에 보인다.
그러나 사람을 쉽게 잃으면서 치르는 비용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직원을 싸게 쓰면 회사가 비싸진다.
100년 전 헨리 포드가 깨달았던 이 원칙은, 오늘날 코스트코가 40년 근속 계산원과 110만 달러의 퇴직금, 그리고 높은 시급을 통해 다시 한번 증명하고 있다.


















답글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