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가게를 열려면 대략 2~3억 원이 드는데, 이 돈을 회수하기는 너무 어렵다.
2. 밖에서 볼 때 알 수 있는 건 ‘손님이 많구나 적구나’뿐이어서, 손님이 많다고 돈 많이 버는구나 생각하면 안 된다. 임대료든, 공과금이든, 재료비든, 인건비든 식당 운영자가 아니면 알 수 없는 지출 요소들이 많기 때문이다.
3. (즉, 비용 관리를 못 하면 손님이 아무리 많아도 돈을 못 벌 수 있다는 얘기다)
4. 식당은 하루에 벌어야 하는 금액이 정해져 있다. 목표치는 있는데 채워지지 않는 게 문제다. 게다가 우리 식당이 아니어도, 손님들은 갈 식당이 많다.
5. (그렇게) 가게의 예비비가 다 떨어지면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다. 최악의 경우에는, 재료를 살 돈조차 없어진다.
6. (게다가) 자영업자들은 대출도 잘 안 된다. 그래서 나(=최강록 셰프)는 유독 동업을 많이 했다. 그 이유는 혼자 차릴 만한 돈이 없었고, 동업자도 신뢰했기 때문이다.
7.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극한의 상황이 닥쳐 더 이상 함께 희망을 얘기할 수 없게 되면, 처음에는 생각지도 못한 문제들이 대화의 주제가 되면서 갈등이 생겼다.
8. 따지고 보면, 돈 문제로 서로 감정이 날카로워진 셈이다. 잘 되려고, 행복하려고 시작한 일인데, 이렇게 두 손에 남은 건 하나도 없이 관계만 틀어지고 나면, 깊은 회의감이 밀려든다.
9. (그래서) 나는 식당을 운영하던 시기의 중간중간에 회사에 몇 번 취직을 하기도 했다. 식당을 폐업할 즈음 몸도 마음도 지쳐서 요리를 잠시 쉬고 싶어졌을 때 입사 제안이 왔다. 한편으로는 어차피 식재료를 다루는 회사니, 다니는 동안 다른 지식도 쌓을 수 있을 것 같았다.
10. 하지만 처음의 청사진과 달리, 월급이 안 나오는 때가 많아서 회사 생활도 오래가지 못했다.
11. 결국 나 혼자서 내 가게를 여는 게 답이라는 생각을 했다. 내 가게에서 내 요리를 선보이는 것, (비용은 최대한 줄이고, 내 가게에서 내 요리로 용감하게 승부하는 것), 그것이 크고 작은 좌절들을 겪으며 돌고 돌아 요리사로서 내가 내린 결론이었다.
12. 돌아보면, 짜임새 있는 삶은 아니었다. (다만) 남들보다 높이, 그리고 빨리 오르진 못 했어도, 끝없는 내리막길은 아니었다.
- 최강록, <요리를 한다는 것>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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