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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그레이트 웰스 트랜스퍼’가 말해주는 것…왜 미국은 부를 대물림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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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그레이트 웰스 트랜스퍼’가 말해주는 것…왜 미국은 부를 대물림할 수 있을까

미국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흔히 하는 오해 가운데 하나는 “미국의 평범한 사람들은 경제적으로 힘들다”는 인식이다. 물론 미국에도 빈부격차와 경제적 어려움은 존재하지만, 오랫동안 미국 사회에 자리 잡고 살아온 중산층 이상 가정의 자산 규모는 한국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큰 경우가 적지 않다.

최근 미국에서는 70~90대 베이비붐 세대가 보유한 막대한 자산이 자녀 세대로 이전되는 현상을 ‘그레이트 웰스 트랜스퍼(Great Wealth Transfer)’, 즉 ‘역사상 가장 큰 부의 이전’이라고 부른다. 수십조 달러 규모의 자산이 향후 수십 년 동안 다음 세대로 넘어갈 것으로 전망되면서 미국 경제의 중요한 흐름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가능한 이유 중 하나로 미국의 부동산 및 상속 관련 세제 구조를 꼽는 전문가들이 많다.

작은 종잣돈이 수백 배의 자산으로

미국 이민 역사를 보면 첫 세대는 대부분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는다. 그러나 그들의 자녀 세대는 어렵게 모은 돈으로 집을 구입하고, 장기간 보유하면서 막대한 자산 증가를 경험하는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어 1980~1990년대에 30만 달러짜리 주택을 구입한 사람이 30년 이상 거주한 뒤 해당 주택의 가치가 200만 달러 이상으로 상승한 사례는 샌프란시스코나 로스앤젤레스 같은 지역에서는 결코 드문 일이 아니다.

30년 동안 모기지를 모두 상환한 뒤에는 수백만 달러 규모의 순자산을 보유하게 되는 것이다.

1031 교환으로 양도세를 이연

미국에는 1031 Exchange(1031 교환)라는 제도가 있다.

이는 투자용 부동산을 매각한 뒤 일정 요건을 충족해 더 높은 가치의 투자용 부동산으로 교체하면 양도소득세 납부를 즉시 하지 않고 미래로 이연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예를 들어 200만 달러에 부동산을 매각한 뒤 그 자금을 이용해 1,000만 달러 규모의 투자용 부동산을 구입하면, 발생한 양도차익에 대한 세금을 당장 내지 않는다. 다만 세금이 영구히 면제되는 것은 아니며, 이후 과세 대상 거래가 발생하면 납부 의무가 생긴다.

상속 시 적용되는 ‘스텝업 인 베이시스’

미국에서 자산 이전이 더욱 큰 의미를 갖는 이유는 상속 시 적용되는 ‘스텝업 인 베이시스(step-up in basis)’ 제도 때문이다.

현재 미국에서는 일정 요건 아래 상속받은 자산의 취득원가가 사망 당시의 시가로 조정된다. 따라서 상속인이 곧바로 자산을 매각하는 경우, 피상속인이 생전에 발생시킨 대부분의 자본이득에 대해서는 양도소득세가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부모가 30만 달러에 구입한 부동산이 사망 당시 1,500만 달러의 가치를 갖게 되었다면, 상속인은 1,500만 달러를 새로운 취득원가로 인정받는다. 이후 같은 가격에 매각하면 추가적인 양도차익이 없어 양도소득세 부담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또한 미국은 연방 상속세가 존재하지만, 매우 높은 면세 한도가 적용된다. 다만 면세 한도는 법 개정에 따라 변동될 수 있으며, 개인과 부부의 적용 기준도 다르기 때문에 실제 과세 여부는 자산 규모와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수십 년에 걸친 자산 축적

이처럼 장기적인 부동산 가치 상승, 1031 교환 제도, 상속 시 취득가액 조정 등 여러 제도가 결합되면서 미국에서는 한 세대가 축적한 부가 다음 세대로 비교적 효율적으로 이전되는 구조가 형성돼 왔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는 은퇴한 부모 세대의 자산이 자녀 세대의 창업 자금이나 투자 자금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흔히 볼 수 있다.

한국과는 다른 세금 구조

반면 한국은 OECD 국가 가운데서도 상속세 부담이 높은 국가로 자주 거론된다. 상속세와 증여세, 기업 승계 과정에서의 세금 부담 등이 자산 이전과 기업 승계에 영향을 준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해외 투자기관과 자산관리업계에서는 국가별 세제와 규제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지표를 발표하며, 이러한 요소가 고액자산가의 거주지 선택과 자산 이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미국의 경쟁력은 사람을 끌어들이는 힘

미국은 여전히 세계 최대의 벤처투자 시장이자 기술 혁신의 중심지다. 실리콘밸리와 뉴욕, 보스턴, 시애틀 등에는 세계 각국의 인재와 기업가들이 계속 모여들고 있으며, 창업과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 역시 활발하다.

미국 사회에도 불평등과 높은 생활비, 의료비 등 해결해야 할 과제는 적지 않다. 그러나 장기간 자산을 축적하고 이를 다음 세대로 이전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은 미국 경제가 가진 중요한 경쟁력 가운데 하나라는 평가도 존재한다.

‘그레이트 웰스 트랜스퍼’는 단순히 부모가 자녀에게 재산을 물려주는 현상이 아니라, 수십 년간 축적된 미국의 자산 구조와 세제, 그리고 장기 투자 문화가 만들어낸 결과라는 점에서 앞으로도 세계 경제가 주목하는 흐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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