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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좀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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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8500이 목전이다. 만나는 사람마다 길게든 짧게든 주식이야기를 하고, "요즘 잘 지내니" 하는 인사만큼 "주식 좀 하니"가 일상 언어가 됐다

원로연예인이 묻어둔 주식이 수백억원이 되었다는 얘기, 주식팔아 집사고 차사고 여행가는 얘기는 늘 화제거리다. 주식 커뮤니티엔 한 종목에만도 수천만원, 심지어 수억대의 금액을 투자한 이들의 인증글이 넘친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돈버는 시기에 혼자만 뒤쳐지는 두려움에 은행빚을 내는 포모투자가 증가한다

이 광기 어디선가 본듯한 풍경이다. 수년 전 패닉바잉으로 서울아파트 가격이 미친듯 오를 때였다. 블로그엔 10억 벌기 모임이 넘쳐났고, 청년들은 20억은 있어야 사람답게 살 수 있다며 10억도 없는 인생은 루저라고 자조섞인 한숨들을 토했다

나도 처음으로 잘못 살아온 인생인가 하는 자괴감에 통계자료를 뒤졌었다. 모두 착시였다. 전세계 최상위 국가에 진입한 대한민국의 가구당 순자산 중위값은 2~3억원대였고, 부유층이 포함된 평균값도 4억대였다. 부동산과 금융소득을 다 합산한 금액이다

칼럼과 책을 쓰며 이런 사실들을 알리려 노력했고, 다행히 요즘은 현실 직시 글들을 더 많이 만난다

최근 주식시장의 열기로 낙담하는 분들을 보며 또 자료를 찾아봤다. 주식 보유 국민 60% 이상의 투자금액 중위값은 몇백만원이다. 상위 2~30% 평균도 1~2천 사이라 한다. 주식시장 역시 상위 1% 이내의 사람들이 10억 이상을 투자하고 이들의 점유율이 50%를 넘는다. 장투로 수백억원을 벌었다는 원로 연예인의 오래전 투자액도 보통 사람은 꿈도 못꿀 거액이었다. 수천만원 수익을 본 이보다 약간의 생활자금이나 치킨값 버는 이가 압도적으로 많다

안타까운 것은 뉴스와 언론이 이런 사실들을 제대로 필터링하지 않고 오히려 불안과 상실감을 부추겨 사회의 광기를 자극한다는 점이다. 기자들 스스로가 질시와 탐욕의 감정에 휘둘리는 사람들이 많아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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