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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으로 먼저 가는 미 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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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가 마침내 '광기(Mania)'의 단계로 진입했다.

최근 전 세계 자산 시장의 낙관론은 이제 이성적인 판단을 넘어선 유포리아, 즉 극도의 희열 상태로 불타오르고 있다.

버블의 마지막 단계는 늘 이렇다.

가장 상징적인 사건은 머스크의 스페이스X다. 작년에만 무려 50억 달러(약 7조 원)의 적자를 낸 이 기업의 시가총액은 상장 직후 단 3일 만에 2조 8천억 달러를 돌파했다. 연간 매출의 90배가 넘는 수치다.

투자자들은 지금 당장의 수익성 대신 "2030년까지 AI 부문 매출이 100배 성장할 것"이라는 화려한 장밋빛 청사진에만 돈을 밀어 넣고 있다.

실제 미국 S&P 500 지수의 밸류에이션은 역사상 가장 뜨거웠던 2000년 닷컴 버블 정점 직전 수준에 육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종전 합의 소식까지 전해지며 시장은 그야말로 브레이크가 풀렸다.

진짜 광기는 주식 시장 옆 '옵션 시장'에서 펼쳐지고 있다.

원래 옵션은 주가 폭락에 대비해 사는 일종의 '보험(풋옵션)' 성격이 강하다. 시장은 보통 천천히 오르고 급격하게 떨어지기 때문에 위험을 헤지하려는 거대 기관들의 풋옵션 수요가 주가 상승에 베팅하는 '콜옵션'보다 훨씬 많은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지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시장에서는 주가가 '화성까지' 폭등할 것이라 믿는 개미들의 콜옵션 매수세가 너무나 격렬해서, 콜옵션 가격이 풋옵션 가격을 턱밑까지 추격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만기가 단 몇 시간밖에 남지 않아 보험으로서의 기능은 제로에 가까운 '초단기 만기(0DTE) 옵션' 거래량은 불과 몇 년 사이에 4배 가까이 폭증했다. 옵션 시장이 리스크 관리라는 본연의 기능을 잃어버리고, 대박을 노리는 거대한 카지노판으로 변질된 것이다.

밤새도록 부어라 마셔라 하는 파티는 즐겁다. 다음 날 아침에 찾아올 숙취가 두려울수록 사람들은 술자리를 끝내지 않으려고 더 필사적으로 버티기 마련이다.

지금의 미국 증시 호황이 조금 더 연장될 수는 있다. 하지만 숙취를 뒤로 미루고 파티를 길게 즐기면 즐길수록, 동트기 직전 마주해야 할 시장의 숙취와 고통은 훨씬 더 뼈아플 것이다.

달을 넘어 화성으로 갈 것 같은 이 미친 상승장의 끝은 어디일까?

한국 증시는 다르다. 한국 기업들의 기대 이익이 급격하게 늘고 있어서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12개월 기대 이익 기준으로 PER이 낮은 수준이다. 기업들의 실적이 이끄는 장세다. 문제는 미국 시장이 폭락하면 우리 장도 충격이 불가피하다는데 있다.

늘 주식 시장의 어려움은 급한 상승장의 끝이 어디인지 추측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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