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완전히 미쳤어. 내가 아니었다면 당신은 감옥에 갇혀 있었을 거야. 내가 당신 목숨을 구해주고 있는 거야. 지금 모두가 당신을 싫어해. 이 일 (레바논 공격) 때문에 모두가 이스라엘을 싫어하게 됐어. 도대체 뭐하는 짓이야?”
다소 충격적인 오늘 악시오스 기사를 자세히 들여다보니 어쩌면 곧 협상이 타결될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네타냐후에게 실제로 F워드를 쓰며 성토했는지는 알 수 없다. 어쩌면 일종의 쇼케이스일 수도 있다. 하지만 사실 여부와 별개로 이 보도가 나왔다는 점이 중요하다. 개전 직전 악시오스가 90퍼센트 전쟁발발 발언을 백악관에서 인용보도한 사실도 예사롭지않다. 일종의 여론 풍향계랄까?
암튼 트럼프 본인 아니었으면 네타냐후가 감옥에 갔을거라는 말은 꽤 직설적이다. (제3자에게 한 말이 아니라 네타냐후에게 트럼프가 직접 한 말이다!) 그리고 네타냐후 때문에 미국이 이스라엘을 싫어하게 되었다는 발언도 뼈때리는 말이었다. 적어도 10월 총선을 준비해야 하는 네타냐후로서는 이 두 마디가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 기사에 대한 백악관의 별도 부인은 없었다. 대신 트럼프는 비비 (네타냐후)와의 통화를 통해 레바논 교전을 중단시켰다는 소셜 미디어 게시물을 올렸다. 욕설에 관한 부인 없이 통화시실은 확인된 셈이고, 이스라엘을 일단 견제한 것도 확인되었다. 욕설이 사실이든 아니든 이 사안은 적어도 미국이 협상의지를 갖고 있다는 점을 이란 및 국제사회에 발신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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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팽팽한 거래
매도자(이란)와 매수자(미국)는 분명히 집을 사고 팔 의지와 욕심이 있다. 그건 확실해 보인다. 안그러면 중개인들을 저렇게 바쁘게 만들면서 이런저런 요구조건을 내걸 리가 없다. 혹자는 거래를 앞세운 (이란의) 버티기 대 (미국의) 고사 전략이라는 해석을 한다. 자칫 이대로 만성적 저강도 분쟁으로 굳어지는 것 아닌가 우려한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둘 다 그럴 형편이 아니다. 한 달 내에 거래를 마치지 않으면 집이 무너지거나, 취등록세를 엄청 물어야 할 수 있다.
그러나 매도자(이란)은 가격을 낮추지 않고 있다. 이전에 두어번 계약 했다가 일방적 계약 파기에 강제 점유까지 당했다고 스스로 믿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자칫 허술하게 거래했다가는 자칫 길거리에 내몰릴 수 있다고 믿기에 아예 배수의 진을 치고 재발방지를 위해 하나라도 더 얻어내려 버티고 있다.
반면 집주인이 고집을 피울 때마다 매수자는 특약을 추가하겠다며 압박 하는 중이다. 자존심 싸움이다. 막대한 자본을 가지고도 집 한 채 마음대로 못사는 데 대한 짜증도 얼핏 보인다. 몇달전 인근 동네 집 한채는 무척 쉽게 샀는데, 이 동네 이 집주인은 독하다고 생각할 법하다. 그럼에도 주택 거래의 신화를 갖고 있는 개발자인 매수자 입장에서는 허튼 거래는 용납할 수 없다. 팽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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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서로 맞출 수 있는 가격은? No enrichment now, right not renounced
미국은 이란의 핵농축 차단을, 이란은 핵주권 유지를 원한다. 얼핏 보면 타협의 여지가 없다. 갭을 줄일 수 없다. 한쪽이 양보해야 끝나는 듯 보인다. 그러나 가격은 맞추라고 있는 것. 적어도 양측이 협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병립불가능해 보이는 두 조건을 묘하게 공존시키기 위한 산식을 머리 싸매고 고민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1차 협상 당시 파키스탄의 제안처럼 일단 모라토리움을 선언하고 상황을 정지시키는 것도 방법이긴 하다. 그러나 모라토리움보다는 계약서상에 오래 가는 조건을 담는게 낫다.
계약서 즉 MoU에 들어가야 할 논의의 핵심은 '핵주권'이다. 즉 '핵주권의 보유'와 '핵주권의 행사'를 분리시키는 언어를 찾아내는 데 있다. 가장 현실적인 문장은 "이란은 NPT에서 인정하는 불가양의 권리, 즉 평화적 핵에너지 개발권리를 보유한다. 미국은 이를 재확인한다. 그러나 일단 의혹이 제기된만큼 신뢰 회복기간동안 이란 영토내 핵활동은 '일단' + '실질적으로' 중단한다" 정도가 아닐까 싶다. 기한은 언급하지 않고.
이 경우, 이란은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이란은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과 달랐다. 가공할만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에도 우리는 체제를 수호했다. 적의 군대는 철수할 것이며 우리는 핵주권을 지켰다. NPT 4조의 평화적 에너지 권리가 이란에 있음을 다시 확인했다. 다만 핵활동은 중단한다. 이는 주권 포기가 아니라 제재 해제를 위한 신뢰구축 조치다. 만일 공격이 재개되거나 제재 해제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 우리는 언제든 다시 핵능력 고도화에 나설 것이며, 호르무즈를 다시 막고, 우리 미사일 전력으로 주변 미군 기지들을 공격할 수 있다. 대신 신뢰가 유지되면, 이후 평화적 핵이용의 메카니즘으로 재협상을 통해 농축여부를 논의할 것이다."
반면, 미국은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우리는 이란의 핵무기화 경로를 차단했다. 이란은 받아들였다. 오바마 때 합의였던 JCPoA의 치명적 약점인 10년, 15년 일몰조항 따위는 애초부터 없앴다. 그러므로 훨씬 더 안전한 협상을 했다. 오바마가 허용했던 3.67% 농축활동 조차도 못하게 했고, 60% 농축우라늄 재고는 제거, 희석, 봉인되며 이는 국제사회 IAEA및 특정국가가 검증, 감독한다. 물론 이란이 약속을 지키고 충분히 믿을만해 지면 농축 논의를 다시할 수는 있다. 어떻든 오바마 때 합의안보다 훨씬 더 나은 딜이다. 앞으로 이란을 더 면밀히 검증할 것이며, 만일 이상한 행동을 하면 가차없이 제2의 Epic Fury로 간다. 세상은 더 안전해졌다. 이제 호르무즈는 원상복구 되었다"
어차피 같은 내용을 각자의 버전으로 승리의 수사학에 감싸 홍보하게 되어 있다. 미국이 지금 단계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최대치는 '이란의 핵에너지 권리'까지다. '독자적 핵연료주기 인정'은 절대 아니다. 반대로 이란이 받아들일 수 있는 최소치는 '핵에너지 권리를 미국이 공식 인정했다'까지다. 즉 미국은 '이란내 농축 중단'을 강조하고, 이란은 '권리 인정'을 강조하며 세부 사항을 만져야 할 거다. 그 사이에 끼어넣어야 할 기술적 요건들이 협상의 주요 아젠다일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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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세부 특약: 농축과 호르무즈
이란 입장에서는 핵활동 완전 중단이 자칫 항복처럼 보일 수 있다. 면이 안설 수 있기에 더 정교한 포장이 필요하다. 아마도 핵연료 컨소시움을 포장하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핵연료주기에 관한 권리는 갖고 있지만, 지역 안정과 국내 경제 회복을 위해 통큰 결단을 내려 국제 공동관리 방식으로 전환했다는 포장을 예상해볼 수 있다. 형식은 사실 큰 상관이 없다. 제3국에서 농축해서 연료공급권을 보장받는 모델이든, 이란이 지분만 갖는 역외 공동농축모델이든 협상의 영역 내에 있다. 국제사회가 팔 걷어붙이고 이란을 위해 협력하는 모양새를 만들면 된다.
기존 농축우라늄의 반출 문제도 그림 그리기 나름이다. 60% 농축우라늄 440킬로그램 전량을 해외로 보내고, 이에 상응하는 5%농축분으로 돌려받거나, 아니면 미국과 국제사회 감시하에 이란 국내에서 희석하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다.
이 때 미, 이란 양측은 다음과 같이 각자에 맞는 주장을 할 수 있다.
미국은 "60%고농축 우라늄은 더이상 핵무기 전환 가능물질로 이란 내에 존재하지 않는다."며 협상 승리를 말할 수 있다. 반면 이란은 "이란의 핵물질은 약탈되거나 압수된 것이 아니라, 민간 원전 연료와 동위원소 생산 목적에 맞게 맞바꿈되었다" 정도 아닐까. 양쪽다 승리 선언 가능하다.
호르무즈 역시 세부 특약에 들어가야 하는데... 솔직히 이건 지금은 답이 별로 없어보이긴 한다. 어떤 경우든 2월 28일 전쟁 이전의 호르무즈로 돌아갈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일단은 협상과정에서 2천척의 배들이 줄지어 나오는 장면을 연출함으로써 원상회복처럼 보이는 게 중요하다. 일단 자유 통항을 복원하되, 일종의 '장기수선충당금'같은 개념의 매커니즘을 고민해야 할 듯. 임차료 즉 통행세 개념은 안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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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시간이 몰고가는 협상
마냥 버텨서 협상을 승리로 이끄는 경우는 거의 없다. 무한대의 시간과 비용 여유가 있다면 협상을 할 이유가 없다. 이번 휴전과 협상국면도 결국 시간과 비용에 쫓기는 양쪽의 판단 때문이다. 어느 협상이든 시간과 비용 싸움이 관건이다. 일단 시간을 놓고 보면 원유 비축량을 기준으로 보면 6월말이 한계로 보인다. 그 이후에는 현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경제적 충격이 커진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그러므로 미국도 중간선거 앞두고 적어도 한 달 내에서 뭔가를 만들어내야 하는 상황이다. 비용도 만만찮다. 요격 자산 비용이 이란의 공격자산에 비해 너무 비싸다. 가성비 비대칭전의 의미를 미국은 처음으로 경험하고 있다. 이 게임을 한도 끝도 없이 가져가기엔 부담이 크다. 강대국과 약소국의 충돌에서 강대국이 불리한 국면으로 비친다.
일부에서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대전략이 통하고 있고, 잘 조율된 행보로 읽기도 하나 동의하기 어렵다. 시간은 미국 편이 아니다. (물론 그렇다고 탈레반의 시계 비유처럼 시간이 이란 편이라고 보기도 어렵지만) 어떻든 압도적 무력을 행사하고, 최고지도자와 핵심 권부인사들을 제거하고, 호르무즈를 역봉쇄하면서도 이란 체제에 아직 큰 균열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가장 가까운 시기 전쟁이었던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사담을 날리고, 탈레반을 날린 후, 바로 바그다드와 카불에 친미정권이 세워졌던 것과 사뭇 다른 양상인게다. 베네수엘라 공식에 너무 반색했던 탓일까? 이라크와 아프간 전쟁보다 낫다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이란이 승자라고 보기도 어렵다. 戰場이 이란이기에 그렇다. 승자와 패자를 나누는 세상의 판단 이면에, 희생자가 있다. 전쟁의 최대 희생자, 피해자는 이란 국민이다. 국민들이 이란 체제를 열정적으로 지지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이란이 승자일 수는 없다. 이번에 협상을 잘 해서 제재를 일부 완화한다 해도 이란 체제가 국민 불만으로부터 자유로워질 계제도 아니다.
전쟁을 계속 수행하는 것보다는 중단하는 것이 이익이라는 판단이 양측에 있다면, 어떻게 끝내느냐 즉 계약서 문안이 관건일터다. 그리고 한 측의 협상 진의를 상대에게 표현하는게 중요하다. 이번 욕설 사건은 그런 의미에서 미국의 협상 의지 표현으로 읽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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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아브라함 협정이라는 옵틱 (여기부터는 상상 + 뇌피셜)
일단 상황을 진정시킨다 해도 그 다음은 시계 제로다. 낙관과 비관, 긍정과 부정 모두 예견하기 힘들다. 따라서 어떤 그림을 그리느냐에 따라 미래의 방향이 정해질 거다. 내가 트럼프 대통령이라면 이 전쟁 왜 했느냐는 불만과 비판을 반전시킬 카드를 생각해봄직 하다. 얼핏 지나가면서 말했지만 아브라함 협정에 이 나라 저 나라 다 집어넣으며 열거한 기사가 있었다. 이건 그냥 해 본 말은 아닐 거다.
트럼프 대통령 1기 치적 중 가장 높이 평가받을만한 외교 사안은 아브라함 협정이다. 개인적으로는 노벨평화상 받기에 모자람이 없다고 생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브라함 협정을 자주 언급한다. 의식이든 전의식이든 무의식이든 이 성과물에 대한 관심과 집착을 의미한다.
어차피 이렇게 이 전쟁이 애매하게 종결될 경우 조금 시간을 두고 큰 게임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차라리 이란에 대한 보다 전방위적 제재 해제와 협상 확대를 통해 더 큰 타결점을 찾아내는 것이다. 핵문제는 이 정도에서 눌러놓고, 노후화된 이란 에너지 인프라 투자 등을 미국이 전담하며 아예 품어안는 옵션도 트럼프가 허를 찌르며 시전하는 거래 기술안에 들어있지 않을까?
기억을 되짚어보면 이번 전쟁 한 주 전쯤, 희한한 보도가 나왔었다. 이란 체제는 미국과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보난자'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즉 미국 기업들에게 독점적으로 투자와 이익을 보장하는 에너지 인프라 대박 프로젝트 제공 의사였다. FT의 이 보도는 당시 꽤 반향이 컸다.
이 때 이스라엘은 트럼프를 설득, 2월 28일 전쟁으로 돌려세우긴 했으나 어쩌면 미국 입장에서 이란과 종전 협상을 타결한다고 하면, 차라리 업적으로 바꾸어낼 수 있는 그림을 그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물론 이 그림을 그리기에는 지금은 먼 이야기이긴 하다. 이란 권부의 변화가 (적어도 태도와 방침만이라도)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전쟁의 분노와 상흔이 일정부분 가라앉아야 하며, 미국 내의 여론도 주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임기 3년 남지 않은 트럼프 입장에서는 애매하게 봉합하고 이란을 남겨두느니보다는 뭔가 돌파한 업적으로 만들고 싶어할 가능성이 있다. 그 점에서 시간을 잠깐 두고, 전쟁 이후에 외교로 바꾸어내는 급변침도 트럼프라면 아주 이상해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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