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트 니어링의 유언
“나는 단식으로 세상을 떠나겠다”
미국의 사상가이자 자연주의자 스코트 니어링(1883~1983)은 자신의 삶뿐 아니라 죽음까지도 스스로 선택하고 준비한 인물이었다.
그는 평소 “죽음의 방식은 내가 살아온 삶의 반영이다.”라고 말하며, 더 이상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되면 자연스럽게 생을 마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죽음을 두려워하거나 피하려 하지 않았고, 삶의 마지막 과정 역시 자연의 일부로 받아들이고자 했다.
1963년, 그는 ‘주위 여러분에게 드리는 말씀’이라는 유언을 남기며 자신의 마지막을 다음과 같이 부탁했다.
1. 자연스러운 죽음을 원한다
마지막 병이 찾아오면 병원이 아닌 집에서 죽음을 맞고 싶다.
의사의 치료나 연명 조치를 원하지 않는다.
가능하다면 하늘이 열린 자연 속에서 마지막 시간을 보내고 싶다.
죽음이 가까워지면 음식을 끊고, 가능하면 물도 끊는 단식으로 생을 마감하고 싶다.
2. 맑은 의식으로 죽음을 맞고 싶다
죽음의 과정을 끝까지 또렷하게 경험하고 싶다.
진정제, 진통제, 마취제 등 의식을 흐리게 하는 약물은 원하지 않는다.
3. 조용하고 품위 있게 떠나고 싶다
심폐소생술, 전기충격, 강제 급식, 산소 공급, 수혈 등 어떤 연명 치료도 원하지 않는다.
주변 사람들은 슬픔보다는 조용함, 위엄, 이해, 평화로운 마음으로 마지막 순간을 함께해 주길 바란다.
그는 “죽음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옮겨감이거나 깨어남”이라며, 충만하게 살아왔기에 기쁜 마음으로 떠난다고 말했다.
4. 장례는 최대한 소박하게
법적으로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 장례업자의 개입을 원하지 않는다.
친구들이 작업복을 입힌 뒤 침낭에 넣어 소박한 나무 상자에 안치해 주길 바란다.
장식이나 화려한 의식은 하지 않는다.
화장 후 유해는 아내 헬렌 니어링(또는 가까운 친구)이 자신들이 살던 땅의 나무 아래 뿌려주길 바란다.
종교 의식이나 장례식도 원하지 않는다.
5. 마지막 부탁
“나는 맑은 정신으로 이 모든 부탁을 남긴다. 그리고 내가 떠난 뒤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 이 뜻을 존중해 주기를 바란다.”
스코트 니어링은 자신의 삶을 자연과 자립 속에서 살아왔으며, 마지막 순간 또한 자연의 질서에 순응하는 방식으로 맞이하고자 했다. 그의 유언은 단순히 죽음을 준비하는 방법이 아니라, 어떻게 살아왔는지가 어떻게 죽을 것인지를 결정한다는 그의 철학을 담고 있다.
출처: 오진탁, 『우리는 어떻게 죽는가 - 어떤 임종 방식을 선택할 것인가』
실제 그의 마지막
1983년, 100세 생일(8월 6일)을 보낸 뒤 스코트 니어링은 스스로 죽음을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음식을 완전히 끊었고, 처음에는 과일 주스만 마시다가 마지막 약 일주일은 물만 마시며 지냈습니다.
그 과정에서 의학적인 연명치료를 받지 않았으며, 자신의 뜻대로 메인주 하버사이드의 집에서 아내 헬렌 니어링이 곁을 지키는 가운데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는 100세 생일을 맞은 지 18일 후인 1983년 8월 24일 사망했습니다.
장례도 유언대로
그의 유언은 대부분 그대로 지켜졌습니다.
성대한 장례식은 치르지 않았고,
시신은 화장되었으며,
유해는 자신들이 평생 가꾸었던 메인주의 농장에 뿌려졌습니다.
왜 단식을 선택했을까?
스코트 니어링은 자살을 충동적인 행위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더 이상 자신의 삶을 스스로 책임질 수 없을 때, 자연의 흐름에 따라 몸을 내려놓는 과정으로 단식을 선택했습니다.
그는 죽음을 삶의 실패가 아니라 “삶의 마지막 단계”라고 보았고, 억지로 생명을 연장하기보다 자연스럽게 마무리하는 것이 자신의 철학에 맞는다고 믿었습니다.
오늘날의 시각
스코트 니어링의 마지막은 많은 사람들에게 ‘존엄한 죽음’의 사례로 소개되지만, 동시에 의료윤리와 생명윤리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존재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를 자기결정권과 자연사에 대한 존중으로 평가합니다.
반면 다른 사람들은 의도적으로 음식과 물을 끊어 생을 마감하는 선택에 대해 윤리적·의학적 우려를 제기하기도 합니다.
즉, 그의 죽음은 지금도 존엄사와 삶의 마지막 선택을 논의할 때 자주 언급되는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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