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에서 사모펀드로, 사모펀드에서 KG그룹으로… 케이카(KCar) 5,500억원 빅딜이 말해주는 것들
지난 4월 1일, KG그룹이 국내 중고차 1위 플랫폼 케이카 지분 72.19%를 5,500억원에 인수했다. 케이카캐피탈까지 합치면 총 7,500억원짜리 딜이다. 케이카의 주인이 바뀌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사업 교과서다.
1. SK에서 한앤컴퍼니로, 다시 KG로 – 주인이 바뀔 때마다 회사가 커졌다
• 2018년, SK가 중고차 직영사업부(SK엔카)를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에 2,000억원에 넘겼다. SK 입장에선 핵심이 아닌 비주력 사업 정리였고, 한앤컴퍼니 입장에선 알짜 먹거리를 골라 담은 셈.
• 한앤컴퍼니는 여기에 CJ그룹의 조이렌터카(500억원)까지 사서 합치고, 브랜드를 ‘케이카’로 바꿨다. 100% 직영 인증 중고차 모델로 소비자 신뢰를 쌓고, 전속 금융사 케이카캐피탈까지 직접 만들었다. 차를 사고, 할부를 넣고, 서비스까지 한 곳에서 끝나는 구조.
• 2021년엔 코스피 상장까지 성공시켰다. 중고차 회사가 유가증권시장에 올라간 건 케이카가 처음이다.
숫자가 말해주는 게 있다. 인수 당시인 2018년 매출 9,904억원, 영업이익 51억원이던 회사가, 2025년엔 매출 2조4,388억원에 영업이익 760억원이 됐다. 영업이익이 15배 가까이 뛴 거다. EBITDA는 133억에서 1,248억으로 9.4배.
2. 한앤컴퍼니의 회수 구조 – 이건 교본이다
• 사모펀드의 엑시트 전략을 배우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케이스를 뜯어볼 만하다. 한앤컴퍼니는 3단계로 돈을 빼갔다.
• 1단계: 2021년 상장 때 구주매출로 약 3065억원 회수. 이 시점에서 이미 원금 이상을 뽑았다.
• 2단계: 상장 이후 고배당 정책. 2025년 배당성향이 114%에 달했다니, 벌어들인 것보다 더 나눠준 거다.
• 3단계: 마지막으로 남은 지분 72%를 KG그룹에 5,500억원, 케이카캐피탈 100% 지분은 2,000억원에 매각.
• 누적 회수금이 최소 1조1,500억원. 초기 투자금 2,000억 대비 MOIC(투자원금 대비 회수 배수)이 5.8배. 조이렌터카 포함해 2,500억 잡아도 4배 이상이다.
솔직히 이 정도면 한국 PEF 시장에서 손꼽히는 성적표다. 한앤컴퍼니의 다른 딜이었던 솔믹스, 웅진식품이 MOIC 2배 수준이었으니까, 케이카가 압도한다.
3. KG그룹은 왜 중고차 플랫폼을 샀나 – ‘통합 모빌리티’라는 이름의 도박
• KG그룹의 셈법은 단순하지 않다. 이미 KG모빌리티(옛 쌍용차)로 자동차 제조를 하고 있고, KG ICT로 IT 플랫폼이 있다. 여기에 케이카(중고차 유통)와 케이카캐피탈(자동차 금융)이 얹어지면, 자동차의 ‘생산 → 판매 → 중고 유통 → 금융’까지 한 그룹 안에서 다 돌아가는 구조가 완성된다.
• 쉽게 말하면 현대차-현대캐피탈 모델을 KG 버전으로 만들겠다는 건데, 규모 차이가 워낙 크니 비교가 적절한진 모르겠다. 그래도 방향성 자체는 업계가 가는 쪽과 일치한다.
• 재밌는 건, 인수 주체가 KG모빌리티가 아닌 KG스틸이라는 점이다. 철강업은 경기 변동에 민감한데, 중고차 유통처럼 현금흐름이 안정된 사업을 끼면 포트폴리오가 균형 잡힌다는 판단이다.
4. 이 딜에서 뭘 볼 것인가
이번 거래가 던지는 질문이 몇 가지 있다.
• PEF가 기업을 사서 키우고 상장시킨 뒤, 전략적 투자자(SI)에게 넘기는 선순환이 작동하고 있다는 건 한국 M&A 시장이 그만큼 성숙해졌다는 신호다. 예전엔 PEF 매각이라 하면 “먹튀” 프레임이 먼저 씌워졌는데, 케이카처럼 인수 기간 동안 매출 2.5배, 이익 15배를 만들어놓고 나가는 건 “먹튀”가 아니라 “밸류업 후 졸업”이다.
• 자동차 산업의 축이 제조에서 유통과 플랫폼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건 이미 여러 차례 나온 얘기지만, 실제로 대형 그룹이 5,500억원을 베팅해서 그 방향으로 움직인 건 또 다른 무게감이 있다.
• 중고차 시장에서 케이카가 쌓아온 “직영이라 믿을 수 있다”는 이미지, 이걸 지키는 게 가장 어려운 숙제일 수 있다.
PEF 업계에선 “투자는 사는 것보다 파는 게 더 어렵다”는 말이 있다. 한앤컴퍼니는 케이카를 사면서부터 팔 때까지의 시나리오를 처음부터 짠 것처럼 보인다. 상장으로 원금 회수, 배당으로 현금 축적, 마지막에 본체와 금융사를 묶어서 SI에 넘기기. 투자-회수의 3단 구조가 깔끔하다.
출처: 서울경제, 아주경제, 비즈한국, 딜사이트, 더팩트, 머니투데이, 인더뉴스 등 관련 보도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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