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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결한 민중은 패배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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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결한 민중은 패배하지 않습니다!”

페루 대선. 94,995%가 개표됐는데, 거의 동률에 가까운 박빙이다. 로베르토 산체스 50,108% Vs 케이코 후지모리 49,892%.

로베르토 산체스는 좌파 후보다. 케이코 후지모리는 그 유명한 페루 독재자 후지모리의 딸이다. 어제 밤에 90% 남짓 개표하는 걸 잠시 봤는데 당시에는 후지모리가 이기고 있었다. 막판에 로베르토 산체스가 역전하는 중이다.

아마도 그가 승리할 것이다. 남은 표가 시골에서 올라오기 때문이다. 페루는 전통적으로 좌파의 본거지가 시골이다. 농민, 선주민, 빈민들이 진보진영을 지지한다. 이번 대선에 부통령으로 나온 여성도 농민에 선주민이다.

여담으로, 남미 해방신학이 가장 만개했던 곳 중 하나가 바로 페루의 농촌, 빈민 지역이었다. 보수적이었던 요한 바오르 2세는 페루의 해방신학을 고립시켰는데, 그곳에서 젊은 시절 사역했던 이가 지금의 교황인 레오 14세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남미 해방신학의 고립을 풀기 위해 애쓰는 과정에서 레오 14세를 주교 자리에 앉혔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게, 세상은 빙글빙글 돌아간다.

아무튼, 선거 전에 거의 모든 여론조사에서 케이코 후지모리의 박빙 승리를 예측했었다. 하지만 막상 투표가 끝나자 어젯밤 속개 개표에서는 산체스의 승리가 발표되고, 본 투표에서도 그가 역전하는 중이다.

트럼프 세력에게는 인상이 구겨질 소식이다. 페루는 상대적으로 남미에서 덜 중요하게 여겨지지만, 지금 남미의 급격한 극우화를 지휘하는 트럼프 정부와 미 극우의 계획에 빗장을 질렀기 때문이다. 칠레, 볼리비아,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아르헨티나 등 남미 국가의 상당수가 도미노처럼 쓰러지면서 극우정부가 됐다. 트럼프 정부는 물론이고 주제 파악도 못하는 이스라엘마저 희토류와 금속자원, 그리고 세계 지배력을 위해 남미 극우화에 힘을 보태는 실정이다.

6월 21일에 콜롬비아 결선투표가 있는데 이것도 안갯속이다. 브라질도 룰라가 버티고 있지만 대선을 치뤄봐야 알겠고, 현재 유의미한 좌파 정부라곤 멕시코 셰인바움 정부다. 그마저도 미국 CIA를 비롯한 세력이 멕시코 정치를 계속 불안하게 뒤흔들고 있다.

중국 견제와 자원 통제를 놓고 트럼프와 미 극우 세력이 남미를 온통 지정학의 불구덩이 속으로 밀어넣는 형국이다.

이 와중에 페루에서 좌파 대통령 당선은 중요한 이정표가 될 수 있겠다. 페루 정치판이 워낙 불안정하기 때문에 로베르토 산체스도 전 좌파 대통령 카스티요처럼 무너지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지만, 어쨌든 잘 해내길 바란다.

새로운 헌법 개정을 통해 국가를 재건하고, 빈곤과 부패를 척결하며, 천연자원을 국유화하자는 것이 그가 내세운 주요 공약들이다.

사진은, 어제 밤 속개 개표에서 승리가 예측되자 지지자들을 향해 연설하는 로베르토 산체스.

"단결한 민중은 패배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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