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함께하는 행복한 공간 Go →

Talk

난 줄 사람이 없네

버스를 탓는데 한 할아버지가 꽃다발을 안고 앉아 있었다. 연세는 꽤 있어 보였는데, 손에 든 꽃은 유난히 싱싱하고 화려했다. 앞에 서 있던 어떤 아주머니가 “꽃 참 예쁘네요” 하고 지나가듯 말하자, 할아버지가 조금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집사람 주려고요.” 그 말 한마디에, 괜히 공기가 살짝 달라진다. 특별할 것 없는 말인데도 이상하게 오래 남는다. 웃는 얼굴을 보니, 세월이 얼굴에 다 […]

0
1
난 줄 사람이 없네

버스를 탓는데 한 할아버지가 꽃다발을 안고 앉아 있었다. 연세는 꽤 있어 보였는데, 손에 든 꽃은 유난히 싱싱하고 화려했다.

앞에 서 있던 어떤 아주머니가 “꽃 참 예쁘네요” 하고 지나가듯 말하자, 할아버지가 조금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집사람 주려고요.”

그 말 한마디에, 괜히 공기가 살짝 달라진다. 특별할 것 없는 말인데도 이상하게 오래 남는다.

웃는 얼굴을 보니, 세월이 얼굴에 다 남아 있는데도 묘하게 가볍다. 오래 산 사람의 얼굴인데, 마음은 아직 어디쯤 그대로인 느낌.

잠깐 생각했다.

저 나이가 되어도 저렇게 누군가를 위해 꽃을 사는 사람이 있을까. 아니, 저렇게 오래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그리고 바로 이어지는 현실적인 생각.

아, 나는 지금 줄 사람도 없네.

괜히 혼자 피식 웃었다. 꽃은 예쁜데, 내 상황은 별로 안 예쁘다.

T
작성자

Talk Master

답글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