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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동문의 날 기조 연설하는 조니 김

조니 김. 네이비 실(미 해군 특수부대)출신 참전 용사, 하버드 의대를 졸업한 응급의학과 전문의, 나사 우주인. 미국에서 농담처럼 ‘당신의 아시안 부모에게 절대로 알려줘서는 안되는 엄친아’로 묘사되는 한국계 미국인. 하지만 그의 인생은 트라우마와 회복의 연속이었다. 지난주 감명 깊게 들은 하버드 동문의 날 기조 연설 중 일부를 올립니다(: “저는 우주복을 입기 훨씬 전, 병원에서 흰 가운을 입고 복도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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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니 김. 네이비 실(미 해군 특수부대)출신 참전 용사, 하버드 의대를 졸업한 응급의학과 전문의, 나사 우주인. 미국에서 농담처럼 ‘당신의 아시안 부모에게 절대로 알려줘서는 안되는 엄친아’로 묘사되는 한국계 미국인. 하지만 그의 인생은 트라우마와 회복의 연속이었다. 지난주 감명 깊게 들은 하버드 동문의 날 기조 연설 중 일부를 올립니다(:

“저는 우주복을 입기 훨씬 전, 병원에서 흰 가운을 입고 복도를 누비며, 또 네이비실 대원으로 복무하며 ‘헌신(service)’에 대한 한 가지 진실을 배웠습니다. 진정한 헌신은 입고 있는 제복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며, 당신의 타이틀에 있는 것도 아니요, 얼마나 높은 고도에 이르렀는가에 의해 좌우되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요. 저는 진정한 헌신은 오직 내 곁에 있는 사람에게 달려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더 나은 삶을 꿈꾸며 이 나라로 건너온 이민자의 아들입니다. 고등학생 시절 쌍둥이 빌딩이 무너져 내리는 모습을 목격한 것이, 저를 국가를 위한 군 복무로 이끌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네이비실이 되고 싶었던 이유는 사실 조금 부끄러울 정도로 단순 했습니다.

저는 슈퍼히어로가 되고 싶었습니다.

어린 시절, 저는 만화 속 영웅들에게 푹 빠져 있었습니다. 저는 부패하지 않고, 홀로 불의에 맞서 싸우는 배트맨 같은 존재가 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성인이 된 후 살아온 극한의 환경들은 ‘혼자 모든 것을 해내는 영웅이라는 신화는 위험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총격전에서는 당신 옆의 해병, 심폐소생술을 하는 상황에서는 팀의 간호사, 무중력인 우주에서는 동료 우주 비행사에 의지해야 하듯, 생존은 타인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를 요구합니다. 진정한 강인함은 ‘혼자서는 해낼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데 있음을 저는 배웠습니다.

네이비실이었던 시간은 제 인생 최고의 영광 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그 대가는 컸습니다. 트라우마와 고통, 그리고 어둠이 저를 덮쳤고, 슈퍼히어로가 되고 싶던 저의 어릴 적 꿈은 완전히 꺾여버렸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제가 배운 첫 번째 교훈을 나누고 싶습니다: 실수와 비극은 새로운 목적의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전장은 냉혹한 곳입니다. 완벽하지 않은 정보 속에서 초단위로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저는 당시 저에게 주어진 정보 하에서, 저희 부대 동료들을 보호한다는 의도로 결정을 내렸지만, 그 결정은 한 사람의 생명을 앗아갔습니다. 그리고 그 결정은 잘못된 것이었습니다.

사후 조사 결과, 교전 수칙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결론이 나왔지만, 그것이 제 행동이 돌이킬 수 없는 희생을 수반했다는 사실을 지워주지는 못합니다. 저는 이 비극의 피해자가 아니며, 오히려 그 비극의 원인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무게는 제가 평생 마땅히 짊어져야 할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죄책감, 혹은 신화 속 시지프스의 형벌과 같은 속죄를 위해서였을까요. 저는 다른 사람들을 돕기 위해 의학의 길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다른 사람을 치유할 준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았습니다.

강해 보이기 위해 저는 스스로를 갑옷으로 감싸고, 여전히 혼자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영웅이 되려 했습니다. 하지만 스스로 취약해지지 않고, 취약한 사람들을 치유할 수는 없습니다.

하버드가 제게 준 가장 큰 선물은 의학 교육도, 명예도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그보다는 하버드에서 만난 인연들이 제가 어둠 속에서 빠져나올 수 있도록 손을 내밀어 주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그 구원은 제가 오랫동안 약점이라고 생각했던 것을 통해서 이루어졌습니다.

그것은 바로 ‘공감(empathy)’입니다.

저를 이해하려 애써 주고, 때로는 제가 왜 어두운 구덩이 속에 빠져있는지 배우려고 노력해주고, 때로는 그 구덩이 속에 함께 있어주었던 동기들과 교수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래서 제가 얻은 두 번째 교훈은 이것입니다: ‘공감’과 ‘취약성’은 사람을 치유하는 초능력이다.

진짜 초능력은 갑옷을 입는 데서 나오지 않습니다. 갑옷을 벗는 데서 나옵니다. 타인에게 이해와 은혜를 베푸는 순간 우리는 서로 감정을 공유하는 존재임을 깨닫고, 그때 비로소 사람과 사람 사이에 연결의 다리가 놓이기 시작하기 때문이죠.

이 깨달음은 제가 과거에 이해했다고 생각했던 가치들, 가령 충성심과 같은 것에 대한 제 생각마저 바꾸어 놓았습니다. 젊은 시절 특수부대원으로서, 형제애(brotherhood)란 절대적이고 무조건적인 충성을 의미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압니다. 실수할 수밖에 없는 인간에게 무조건적인 충성을 요구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요.

우리의 절대적 충성은 사람에게가 아니라 가치에 대한 것이어야 합니다. 도덕과 윤리적 가치들, 진리(Veritas), 그리고 만약 당신이 신앙을 가지고 있다면, 절대자에게 말입니다.

왜냐하면, 우주를 탐험하든, 달과 화성을 꿈꾸든, 지금 이곳에서 내일의 불확실성과 마주하든,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를 존중과 친절로 대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바로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일수록, 우리의 인격은 더욱 더 중요해집니다.

아무리 기술이 발전하고 인공지능이 세상을 바꾼다 해도, 그것이 결코 복제할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정직함, 겸손함, 그리고 신뢰입니다. 이것들은 제가 저의 아이들이 살아가며 배웠으면 하는 교훈들이 아닙니다. 이것들은 여전히 제가 일상 속에서 구현하고자 노력하는 가치들입니다. 그것이야말로 우리의 도덕적 나침반이며, 북극성이니까요.

앞서 말했듯이 우리의 공통된 인류애를 이해하기 위해 군복을 입거나, 총을 들고 전투에 참가하거나, 생명을 구하거나, 우주로 날아갈 필요는 없습니다. 헌신은 조용하고 보이지 않는 친절과 일상적인 베풂의 행위 속에서 이루어지니까요.

여러분이 만약 바로 지금, 저에게 "당신의 슈퍼히어로는 누구입니까?"라고 묻는다면,

저는 주저 없이 "어머니"라고 답할 것입니다. 어머니는 스스로의 삶과 사업, 건강상의 어려움, 절대자에 대한 믿음을 제가 아는 어떤 전사보다 용감하게 지켜내셨습니다.

때로는 친절하지 않았던 세상에 냉소적일 이유가 무수히 많이 있었음에도, 그녀는 끝까지 따뜻함과 관대함, 그리고 무엇보다, 도덕적 용기를 잃지 않으셨습니다.

저는 한 달 전 암으로 어머니를 떠나보냈습니다. 그리고 그 후에야 깨달았습니다. 평생 만화 속 영웅이나 세상의 위인들을 찾아 헤맸지만, 정작 가장 위대한 영웅은 늘 제 곁에 있었다는 사실을요. 엄마, 사랑합니다. 엄마가 살아계실 때 엄마가 제 슈퍼히어로였다고 말씀드렸어야 했어요.

동문 여러분. 오늘 저는 여러분께 부디 행동에 나서 주시길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여러분이 되고 싶었던 그 영웅이 되어 주세요. 학교를 나서며 덱스터 게이트에 새겨진 문구를 떠올려 보십시오.

“조국과 인류를 더 잘 섬기기 위해 떠나라.”

항상 마음이 이끄는 방향으로 살아가십시오. 갑옷을 벗으십시오.

그리고 특히 여러분과 생각이 다른 사람들에게 공감해주세요. 그것만이 우리가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그것이 우리가 ‘지구’라는 이 연약하고 아름다운 우주선을 우리 후손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나은 곳으로 남겨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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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k Ma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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