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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로 가는 이탈리아를 막을 새로운 대안 실비아 셀리스

이탈리아 제노바 광장에서 썬글라스를 끼고 춤을 춘 젊은 여자. 이 장면 하나에, 이 여성은 단번에 이탈리아 차기 총리 후보감으로 꼽힐 정도가 됐다. 얼마 전, 제노바 광장에 테크노 레이브 파티가 열렸다. 2만 명이 넘는 젊은이들이 신나는 테크노에 맞춰 춤을 춘다. 그리고 무대 위에 썬글라스를 낀 한 여성이 눈에 띈다. 춤추는 인파 속에서 턱을 쳐든 채 도도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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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로 가는 이탈리아를 막을 새로운 대안 실비아 셀리스

이탈리아 제노바 광장에서 썬글라스를 끼고 춤을 춘 젊은 여자. 이 장면 하나에, 이 여성은 단번에 이탈리아 차기 총리 후보감으로 꼽힐 정도가 됐다.

얼마 전, 제노바 광장에 테크노 레이브 파티가 열렸다. 2만 명이 넘는 젊은이들이 신나는 테크노에 맞춰 춤을 춘다. 그리고 무대 위에 썬글라스를 낀 한 여성이 눈에 띈다. 춤추는 인파 속에서 턱을 쳐든 채 도도하게 서 있는 사진이 삽시간에 밈으로 퍼져 나갔다. 또 무대 위에서 춤을 추기도 했는데, 이에 대해 보수 언론의 지탄이 쏟아졌다.

그녀는 제노바의 시장 실비아 셀리스다. 그리고 이 장면 때문에, 최근 사법개혁 국민투표 부결로 사임 압력까지 받을 정도로 추락한 조르자 멜로니에 대한 좌파 대안으로 갑자기 호명되기 시작했다.

실비아 셀리스는 이력 자체가 특이하다. 해머 던지기 선수였다. 이탈리아 올림픽 위원회에서 일을 하다 좌파와 중도좌파의 권유를 받고 제노바 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다.

그녀는 제노바의 경제 활성화, 대중교통 강화, 범죄 감소 등을 앞세우는 중이다. 또 취임 이후에도 가자 지구 학살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여하는가 하면, 이스라엘로 향하는 무기 소송을 막은 제노바 항만 노동자들을 지지해 왔다.

그런데 왜 갑자기 테크노 레이브 댄스인가? 맥락이 있다. 조르자 멜로니는 이탈리아 극우 총리다. 2022년 이탈리아 내에서 '레이브 금지령'을 발표했다. 레이브 댄스 파티가 불법 집회로 변질된다는 게 그 이유였다.

사실 유럽에서 레이브 파티 금지는 유래가 깊다. 영국의 대처도 레이브 파티를 금지했고, 다른 극우 정부들도 사사건건 레이브 파티에 시비를 걸었다. 이에 맞서, 영국과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 급진 단체들이 춤을 해방해야 된다며 기습적으로 레이브 파티를 열기도 했다.

애초 흑인 공동체와 게이 커뮤니티에서 발아한 EDM 문화는 신체적 자율성, 퀴어 가시성, 그리고 공동체 공간에 기반한 정치성으로 잘 알려져 있다. 보수 정치인들과 극우들이 레이브 파티를 싫어하는 이유는 젊은이들이 신체를 자율적으로 표출하면서 서로 소통하고 또 함께 집단화되는 그 과정 자체를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조르자 멜로니는 총리가 되자마자 레이브 파티를 금지했다.

하지만 젊은 시장 실비아 셀리스는 그에 불복해 제노바 광장에서의 레이브 파티를 허용한 것이다. 그리고 이 행사 비용도 부담했다. 사회적 포용, 도시 재생, 젊은 시민을 위한 무료 행사라는 취지다.

그러니 썬글라스를 끼고 레이브 파티에 나타난 실비아 셀리스에 대해 젊은이들이 열광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당장 조르자 멜로니와 맞짱을 뜨는 진보적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쏟아졌다.

이토록 춤은 중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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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k Ma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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