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미국의 노동부 장관 로리 샤베즈 드리머가 물러났다. 이 사람은 2기 트럼프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에서 한 발 물러서 있던 사람이라서, 법무부 장관 경질과는 성격이 다르다. 전혀 정치적인 결정이 아니었다. 순전히 개인적 자질 때문이다.
공금을 여행 등의 개인용도로 사용했지만, 그것 때문에 물러난 게 아니다. 직원들과 스트립 클럽에 가서 놀고, 심지어 자신의 경호원과 호텔에서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다는 얘기가 파다했다. 무엇보다 근무 중에 술을 마신다는 얘기가 끊임없이 나왔다.
2.
그런데 장관 사임과 같은 시점에 FBI 국장 캐시 파텔의 음주 문제가 터졌다. 애틀랜틱이 작정하고 증거와 증언을 수집해서 터뜨린 거다. 술을 마셔도 너무 마시는 바람에 국장이 연락이 닿지 않는 상황이 여러차례 일어났다고 한다. 심지어 한 번은 호텔방에 들어가서 나오지 않는 바람에 FBI 요원들이 문을 부술 때 사용하는 장비(ram)를 사용해서 들어가서 자고 있던 국장을 깨우는 일도 있었다.
파텔 국장은 지난 올림픽 때 하키 대표 선수들과 라커룸에서 술을 마시는 장면이 공개되어 국민의 세금으로 올림픽 여행을 한다는 비판이 컸는데 (여자 친구가 FBI 전용기를 사용하게 했다는 비판도 함께) 이번 보도가 나와서 술 문제가 정말로 심각하다는 게 드러났다.
3.
하루는 FBI 웹사이트에 접속이 잘 안 되자 부하직원들에게 "나 짤린 것 같다"고 얘기하며 패닉에 빠졌는데, 알고 보니 단순 장애였다. 그만큼 자기 문제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다.
그럼에도 파텔은 애틀랜틱을 허위 사실 유포로 고소했지만, 애틀랜틱 같은 매체가 그런 폭로를 했을 때는 만반의 준비를 했을 거다. 파텔은 기사가 나오기 전부터 고소하겠다고 했지만, 기사를 발행한 거다. 정말로 재판으로 가면 '증거개시'(discovery) 절차에서 사실들이 낱낱이 밝혀질 거다.
게다가 애틀랜틱은 고 스티브 잡스의 아내 로렌 파월 잡스의 소유다. 돈 많다.
4.
하지만 트럼프 내각에서 알코올 중독의 원조는 피트 헤그세스 장관이다. 헤그세스는 술을 먹고 공공장소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진 일도 잦고, 성추행 문제도 많아서 인사청문회 때 "장관이 되면 술을 끊겠다"고 선언을 할 정도였다. (그의 어머니가 아들의 술 문제와 여성에 대한 태도를 강하게 비판한 편지가 공개되기도 했다.)
흥미로운 건 트럼프는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이라는 사실이다. 언뜻 생각하면 술을 안 마시는 사람들은 이런 행동을 "이해해 줄" 가능성 더 적을 것 같은데 트럼프는 이들을 흔쾌히 임명했기 때문이다. 왜일까?
트럼프가 생각하는 자격 조건 1위가 '충성도'였기 때문이다. 자기에게 충성도가 높은 사람에게 무조건 가산점을 주었기 때문에 이렇게 가장 기초적인 인성이나 자질이 형편 없는 사람이 뽑힐 수 있었던 거다.
5.
그런데 이건 역방향으로도 작동한다. 그리고 그게 내가 한동훈을 싫어하는 이유다.
한동훈은 윤석열의 술버릇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국민은 그가 술을 "좋아하는" 줄 알았지, 맨날 술을 마시고 출근도 못하는 수준의 중독자인 줄은 몰랐다. 한동훈은 알았다. 알면서도 그와 함께 일하면서 그를 대통령으로 만드는 데 일조한 거다. 그렇게 하면 자기가 나중에 대통령이 될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알코올 중독자인 줄 알면서도 자기가 권력을 차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국가의 요직에 맡겼다는 점에서 트럼프나 한동훈이나 가치 판단의 수준은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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