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송 계약 개정… 승무원 지시 불응 시 탑승 거부·보안 인계 가능
시카고 — 샘 박 기자
미국 항공사 유나이티드항공(United Airlines)이 기내 소음 문제를 줄이기 위해 개인 전자기기 사용 규정을 강화했다. 앞으로 승객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으로 영상을 시청할 때 헤드폰이나 이어폰을 착용하지 않으면 항공기에서 하차될 수 있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지난 2월 27일 승객 운송 계약(Contract of Carriage)을 개정하고, 새로운 규정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이번 개정의 핵심은 ‘Rule 21 – 운송 거부(Refusal of Transport)’ 조항에 기내 소음 관련 위반 사항을 명확히 포함한 것이다.
새 규정에 따르면 승객은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등 개인 전자기기로 영상이나 음악을 재생할 때 반드시 헤드폰 또는 이어폰을 사용해야 한다. 승무원이 이를 요구했음에도 스피커를 통해 소리를 계속 재생할 경우 항공사는 해당 승객을 이륙 전에 항공기에서 내리게 하거나, 비행 중 문제 발생 시 착륙 후 보안 요원에게 인계할 수 있다.
항공업계에서는 이러한 조치가 최근 변화한 기내 인터넷 환경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최근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Starlink)’를 기내에 도입하기 시작했다.
기내 와이파이 속도가 크게 향상되면서 승객들이 유튜브 스트리밍, 실시간 영상 시청, 영상 통화 등을 이용하는 경우가 늘었고, 그에 따른 소음 민원도 증가했다는 것이다.
유나이티드항공 관계자는 “과거에는 헤드폰 사용이 권고 수준이었지만 초고속 인터넷 환경에서는 기내에서 소음이 쉽게 발생할 수 있다”며 “모든 승객이 편안하고 조용한 비행 환경을 누릴 수 있도록 규정을 명확히 했다”고 설명했다.
2026년 현재 미국 주요 항공사 가운데 운송 계약서에 헤드폰 착용 의무를 명시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탑승 거부 가능성을 직접 규정한 항공사는 유나이티드항공이 처음이다.
델타항공과 아메리칸항공 등 다른 항공사들도 승무원 지시를 따르지 않을 경우 제재할 수 있는 조항은 두고 있지만, 이번처럼 소음 문제를 구체적으로 규정한 사례는 드물다.
여행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기내 환경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스보로 인근 공항을 자주 이용한다는 한 비즈니스 여행객은 “기내에서 스피커폰으로 통화하거나 영상을 크게 틀어 다른 승객들에게 불편을 주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 같은 규정이 실제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규정 적용의 유연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어린 자녀가 실수로 소리를 크게 틀거나 잠시 볼륨이 올라간 경우에도 동일한 제재가 적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우려다.
항공업계에서는 유나이티드항공의 이번 정책이 기내 인터넷 시대에 맞춘 새로운 서비스 기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향후 다른 항공사들도 유사한 규정을 도입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답글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