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지 무관 반복되는 고정관념…사회 전반 편견 여전
미국에 거주하는 아시아계 주민 절반 이상이 여전히 ‘외국인’으로 간주되는 경험을 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출생지와 관계없이 비슷한 수준의 경험이 나타나면서, 외모와 인종에 기반한 고정관념이 미국 사회 전반에 깊게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 내 중국계 주요 인사들로 구성된 Committee of 100과 NORC at the University of Chicago가 25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인과 중국계 등 아시아계 미국인의 55%가 일상에서 ‘외국인으로 여겨지는 경험’을 정기적으로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 2세도 예외 없다…외모 중심 인식 여전
이 같은 현상은 미국 태생 아시아계에게도 거의 동일하게 나타났다. 조사 결과, 미국 출생 아시아계의 53%, 해외 출생 아시아계의 56%가 비슷한 수준으로 ‘외부인’ 취급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개인의 출생지나 시민권 여부와 관계없이, 피부색이나 외모 등 인종적 요소가 여전히 주요 판단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 “소속감 없다”…정신 건강에도 영향
보고서는 이러한 ‘영원한 외국인(perpetual foreigner)’ 고정관념이 개인의 정신 건강과 사회적 소속감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외국인으로 취급받는 경험이 잦은 응답자는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스트레스 수준이 거의 두 배에 달했으며, 미국 태생 아시아계 중 해당 경험이 빈번한 경우 29%가 “거의 소속감을 느끼지 못한다”고 답했다.
■ 일상 속 질문이 차별로 이어져
이 같은 경험은 일상적인 질문이나 행동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영어를 어떻게 그렇게 잘하느냐”, “원래 어디에서 왔느냐”와 같은 질문은 단순한 호기심으로 보일 수 있지만, 반복될 경우 개인의 정체성을 ‘외부인’으로 규정하는 효과를 낳는다.
■ 팬데믹 이후 더 뚜렷해진 편견
실제 사례도 이를 뒷받침한다. LA에서 활동하는 중국계 음반업계 매니저 티파니 친은 어린 시절부터 음악과 수학 실력이 ‘중국인 유전자 덕분’이라는 평가를 받아왔으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는 이유 없는 경계와 시선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에 간 지 1년도 넘었는데도 마치 내가 코로나를 미국에 가져온 사람처럼 취급받았다”고 말했다.
■ 타 인종과 비교…아시아계 특수성 드러나
보고서에 따르면 히스패닉의 38%가 ‘외국인 인식’ 차별을 경험했다고 응답했으며, 흑인의 경우 ‘외국인’으로 간주되는 사례는 26%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반면 백인은 최근 이민자라도 외국인으로 인식되는 비율이 6%에 그쳤다.
이는 아시아계가 다른 인종 집단과는 다른 형태의 고정관념에 직면해 있음을 보여준다.
■ 정치 참여에도 영향 우려
전문가들은 이러한 인식이 사회 통합뿐 아니라 정치 참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2024년 대선에서 아시아계 투표율은 약 58%로, 백인(70%)과 흑인(65%)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연구진은 “아시아계 미국인은 출생지와 관계없이 외국인으로 간주되는 경향이 있다”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데이터 기반 정책과 사회적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구조적 편견 개선 없이는 해결 어려워”
전문가들은 이러한 구조적 인식이 지속되는 한 아시아계에 대한 차별과 소외 문제 역시 쉽게 해소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인구 증가와 영향력 확대에도 불구하고, 인식 변화가 뒤따르지 않을 경우 사회적 갈등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US Korean News | 박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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