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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컷은 왜 수컷보다 몸이 작을까?

암컷의 신체적 왜소함의 원인을 실험적으로 규명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이론 중 하나는 암컷이 자손의 생육을 위해 다른 신체 기능들을 키우지 않는 방향으로 진화했다는 것이다. 수정된 배아 상태에서는 암수가 갖고 있는 에너지량이 같다. 하지만 분화 과정부터 암컷의 생식기를 만들기 위해 수컷보다 훨씬 더 많은 영양소와 에너지가 필요하다. 암컷의 생식기는 수컷의 생식기보다 구조적으로 복잡하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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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컷은 왜 수컷보다 몸이 작을까?

암컷의 신체적 왜소함의 원인을 실험적으로 규명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이론 중 하나는 암컷이 자손의 생육을 위해 다른 신체 기능들을 키우지 않는 방향으로 진화했다는 것이다.

수정된 배아 상태에서는 암수가 갖고 있는 에너지량이 같다. 하지만 분화 과정부터 암컷의 생식기를 만들기 위해 수컷보다 훨씬 더 많은 영양소와 에너지가 필요하다. 암컷의 생식기는 수컷의 생식기보다 구조적으로 복잡하기 때문이다.

출생 후에도 암컷은 수컷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생식을 위해 보전해야 한다. 남성은 정자를 만들고 배출하는 기능만 가지지만 여성은 매달 두꺼운 자궁 내막을 짓고 배출하는 생리를 관장해야 하고 배란과 착상을 준비하기 위해 다양한 호르몬을 분비한다.

임신과 출산, 모유 수유는 인간의 신체가 겪을 수 있는 가장 극단적인 에너지 소모 대사다. 뼈에서 칼슘을 빼내어 아이의 골격을 구성하고 칼로리를 태워 모유를 만드는 과정에서 다양한 대사작용이 일어나며 많은 에너지를 생식과 양육을 위해 써야한다.

자연스럽게 근육과 골격 등 다른 신체 기능 발달에 쓸 잉여 에너지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여성의 신체는 단순히 연약한 것이 아니라 더 정교하고 더 많은 호르몬과 관련되어 있으며 변화에 예민하게 반응하도록 진화된 것이다. 남성의 신체가 여성보다 강한 것은 생물학적 우월성이 아니라 암컷과 적절히 기능을 분화한 결과다.

이 이론은 복잡한 논리적 추론을 필요로하지도 않고 상식 수준에서 보편타당하게 받아들여질만 하다. 그럼에도 나는 불과 수년 전에야 과학서의 짧은 몇 줄로 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왜 우리 사회는 이렇게 중요한 내용을 교육과정에서 포함시키지 않았을까?

반대로 여성의 생리적 기능은 일찍이 터부로 자리잡았다 . AD 7세기에 쓰여진 플리니우스(Pliny the Elder)의 <박물지 (Naturalis Historia)>에는 ‘생리 중인 여성이 다가오면 포도주가 시큼해지고, 곡식이 말라 죽으며, 정원의 씨앗이 마르고, 과일이 나무에서 떨어진다. 그녀가 거울을 보기만 해도 거울이 흐려지고, 칼날의 광택이 죽으며, 개가 그 피를 핥으면 미쳐서 독을 품게 된다.'고 쓰여 있다. 이 책은 중세까지 지식의 근본으로 여겨졌다.

고대 유대교에서도 생리 중인 여성을 금기시해 앉았던 자리나 만진 물건까지 며칠 동안 부정해진다고 격리하도록 했다. 이렇게 ‘월경 오두막’에 머물던 여성들은 추위와 더위, 야생동물의 위협, 감염에 노출되었다.

근대 초기까지도 자궁이 몸 속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뇌나 심장을 압박해 히스테리를 일으킨다는 히포크라테스의 믿음은 사실로 알려졌다. 이는 자궁을 고정시키기 위해서는 여성은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관념으로 이어졌다. 여성은 곧 아이 낳는 존재라는 고정관념을 부추긴 것이다. 또 정신적 문제를 여성 고유의 것으로 고착시켰다.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은 남성보다 700 가지가 넘는 질병에서 평균 4년이나 늦게 진단을 받는다. 민간 의료 투자금 중 여성 질환에 직접 사용되는 비중은 6%에 그친다. 아직도 여성의 질병은 남성 질병에 비해 덜 관심을 받는다.

신체는 차별이 머무는 가장 원초적인 곳이다. 여성의 몸과 이에 대한 시각에는 차별의 역사가 겹겹이 말라붙어 있다.

+ 이미지는 라나 톰슨의 저서 『떠돌아다니는 자궁: 여성에 대한 터무니없는 믿음의 문화사 Wandering Womb: A Cultural History of Outrageous』(1999)에 수록된 '떠돌아다니는 자궁에 대한 치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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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k Ma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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