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2026년 4월 12일 밤, 16년 독재를 종식시킨 헝가리 부다페스트 시민들이 다뉴브강 강가에 모여 민주주의 수복에 환호를 하고 있다./ AFP
민주주의는 아직 살아있다.
헝가리의 다뉴브강은 말이 없었다.
그러나 그 강변을 가득 메운 시민들은 분명히 말했다.
16년이다.
16년 동안 나라를 장악했던 빅토르 오르반 총리가, 결국 선거 앞에 무릎을 꿇었다.
2026년 4월 12일 밤.
신생 야당 티서(Tisza)는 199석 중 138석을 가져갔다.
오르반의 피데스는 56석으로 쪼그라들었다.
투표율은 79.5%, 사상 최고였다.
이건 조용한 변화가 아니다.
폭발이다.
이 결과를 단순한 정권 교체로 보면 놓치는 것이 있다.
이건 하나의 신호다.
오르반의 몰락은
유럽 극우 정치가 꺾이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한때 그는 상징이었다.
공산주의에 맞서 자유를 외치던 청년에서,
사법부를 장악하고 언론을 통제하는 권력자로 변했다.
그가 내세운 것은
반이민, 반EU, 친러시아.
그리고 스스로 선언한 ‘비자유주의적 민주주의’였다.
그 모델은 수출됐다.
유럽 극우의 교과서가 됐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었다.
도널드 트럼프의 정치가 유럽에 가져온 것은
강한 리더십이 아니라
경제적 불안과 전쟁의 공포였다.
관세, 전쟁, 동맹 무시.
유럽인들은 처음으로 깨달았다.
“힘의 정치”가 실제로 어떤 결과를 낳는지.
그 순간,
친트럼프 노선은 매력이 아니라 리스크가 됐다.
헝가리만의 일이 아니다.
네덜란드에서는
헤이르트 빌더르스의 극우 정당이 급부상했지만
스스로 무너졌다.
과격함은 연정을 깨뜨렸고,
지지자들의 분노는 폭동으로 번졌다.
결국 민심이 등을 돌렸다.
독일은 더 단호하다.
독일 연방헌법수호청은
AfD를 공식적으로
“자유민주주의와 양립할 수 없는 세력”으로 규정했다.
선거가 아니라,
제도 자체가 방어에 나섰다.
방식은 다르다.
결론은 같다.
유럽은 지금
극우를 되돌리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그렇다고 극우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이탈리아, 스웨덴, 스페인, 포르투갈.
여전히 그들은 권력의 일부다.
하지만 중요한 변화가 있다.
그들이 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조르자 멜로니는
트럼프와 거리를 두기 시작했고,
마린 르펜은
극우 색채를 완화하려다
오히려 내부 반발에 부딪혔다.
극우가 스스로 수위를 낮추고 있다는 사실.
그건 강해서가 아니라,
두려워서다.
아이러니는 분명하다.
트럼프는 극우의 확산을 도왔지만,
동시에 그 한계를 드러냈다.
힘으로 세계를 움직이려는 정치가
결국 어떤 결과를 낳는지
유럽은 직접 경험했다.
그리고 선택했다.
돌아서기로.
오르반은 말했다.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
맞다.
극우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또 하나의 사실도 있다.
민주주의 역시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헝가리의 투표함,
네덜란드의 민심,
독일의 헌법.
이 모든 것이 하나를 말하고 있다.
민주주의는 아직 살아 있다.
그리고 지금도 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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