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60분 [1450회] 고액강의 시장 – 불안 비즈니스의 민낯 / 2026년 4월 3일 22:00 방송
연일 이어지는 고물가 속에 근로소득만으로는 생계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가구 평균 부채는 늘고 있지만 실질 소득 증가율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 추가 소득을 찾는 움직임은 이제 하나의 사회적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온라인에서는 ‘N잡’, ‘부업’, ‘자동 수익’ 같은 키워드가 일상적으로 소비된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단기간 고수익’을 내세운 고액강의 시장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AI 와 같은 최신 트렌드를 결합한 강의는 새로운 기회를 찾는 이들의 관심을 끈다.
이들이 제시하는 수익 구조는 실제로 가능한 것일까. 《추적 60분》은 부업 열풍의 이면에서 성장한 고액강의 시장의 실태를 추적했다. ‘단기간 성공’을 약속하는 메시지 뒤에 숨겨진 구조는 무엇인지, 고액강의의 민낯을 들여다본다.
■ 숙소 하나로 누구나 월 수백만 원?
단기간에 수익형 부업을 만들 수 있다는 말로 공간 임대를 내세워 사람들을 끌어모은다. 이른바 에어비앤비 운영 강의다. 강사는 강의를 결제하면 매물 정보를 받을 수 있고, 이를 활용하면 적은 자본으로도 빠르게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홍보했다. 특히 “한 달 안에 수익이 나지 않으면 전액 환불해 주겠다”는 조건은 수강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강한 설득 요소로 작용했다.
그러나 실제 수강생들이 마주한 현실은 달랐다. 강의 업체 측이 제공한 매물 리스트엔 받고자 했던 에어비앤비 매물 리스트 대신 여관, 펜션, 호텔 등 불필요한 정보가 가득했다. 수강생들은 “제공된 리스트만으로는 강의에서 설명한 방식의 수익 구조를 구현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환불 과정에서도 분쟁이 이어졌다. 일부 수강생은 무료 강의 당시 ‘수익 미발생 시 100% 환불’을 안내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실제 환불 과정에서는 상황이 달라졌다. 강의 업체 측은 과제 수행 미흡을 이유로 환불을 거절했다. 피해를 알리기 위해 자신의 경험을 SNS에 공유한 수강생에게는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강의 업체 측이 해당 게시글을 문제 삼아 영업방해 혐의로 고소한 것. 수강생들을 향한 압박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강사들은 왜 이런 과제 조건들을 내세울까? 《추적 60분》은 고액강의 플랫폼에서 강사 제안을 받았다는 제보자들과 접촉했다. 이들은 강사의 실제 수익 금액이나 수강생의 목표 달성은 애초에 플랫폼의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고 주장한다. 강사의 수익과 성과를 부풀려 강의를 팔아넘긴 뒤, 불만을 제기하는 수강생들을 ‘강퇴’시키는 것, ‘해결할 수 없는 과제’를 내 환불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플랫폼의 업무 방식이라는 것이다.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현혹해 등록하게 하고, 절대 등록금을 돌려주지 않는 방식. 환불 여부가 개인의 분쟁으로 취급되어 수사기관이 나서지 못하는 사이 고액강의 시장은 오늘도 성장하고 있다.
“내가 이 나이에 당했구나. 짜인 판에 돈만 내고 당하는 형태가 된 거죠.”
윤준형(가명) / 숙박업 강의 수강 피해자
■ 0원으로 건물주, 무자본 투자의 위험한 설계
초기 자본 없이 시작할 수 있는 부업은 고액강의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유인 요소 중 하나다.
개인 자본 없이, ‘0원’으로 시작해 돈을 끌어모아 건물을 살 수 있다며 주목을 받아온 유명 강사. 강사 측 주장에 따르면 2년간 강의를 수강한 2,000명 중 100여 명이 건물주가 됐다. 강사는 자신의 강의로 ‘인생이 바뀐’ 수강생의 후기들을 자랑한다.
그러나 강의에서 제시되는 방식이 일반적인 투자 범주를 넘어선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당 강의에서는 건물 매입 시 법인 설립의 이점을 설파한다. 기업 명의로 ‘사업자 대출’을 받아 이를 통해 부동산을 매입하는 방식이 소개됐다. 문제는 이 중 강사가 소개한 일부 대출이, ‘AI기업 지원금’ 등 정부 정책 지원금이라는 것이다. 공적자금을 건물 투자를 위한 자본금 확충에 사용한 셈이다.
강의를 들은 수강생들이 이 방법을 실제 시행하면 대출 용도사기 혐의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 법조계의 해석이다. 하지만 강사는 ‘공무원들이 바빠서 사업계획서를 잘 안 본다’는 등, 행정상의 공백을 수강생들에게 이야기한다. 이를 믿고 실행하는 수강생들이 범법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은 강조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금융 상품의 목적과 사용 범위를 벗어나는 방식은 법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실행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1,000만 원조차 없이도 돈이 없어도 건물을 살 수 있다는 달콤한 유혹. 편법을 권장하는 강사. 영혼까지 그러모으면 건물을 살 수 있다는 강사의 진실을 추적해 본다.
“다른 분이 건물 매입에 사용한 대출 이자가 한 달에 최소 400만 원 이상 나갔을 거예요. 1년이면 4,000만 원 넘죠. 그게 우리였다고 생각하면 많이 힘들었을 거 같아요.”
박영현 (가명) / 건물 매입 강의 수강 피해자
■ 불법과 합법 사이, 자격증을 가장한 비즈니스
수강료 1,800만 원. 유명 사립대학의 등록금 금액이 아니다. 강남의 한 빌딩에서 진행되는 ‘정책지도사’ 과정의 수강료다.
강사는 정책자금을 받는 것을 어려워하는 소상공인, 중소기업 대표들에게 정책자금을 소개해 주고 자금의 일부를 수수료로 받는 방법을 강의한다. 정책자금 대출이 신청 서류도 많고 종류도 많아 기업 대표들이 쉽게 신청하기 쉽지 않은 것을 이용하는 셈이다.
문제는 이 강의에서 가르치는 내용이 ‘불법’이었던 적이 있다는 사실이다.
2017년, 해당 강의를 들었던 수강생은 정책자금 대출 신청을 대행하고 보험을 권하는 영업 방식을 배웠다. 이는 명백한 보험업법 위반. 이 강의가 국가자격증 강의라고 믿고 들었던 수강생은 강의에서 배운 대로 영업을 하다 졸지에 불법 컨설턴트가 됐다. 강사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지만(2026년 현재 시점 공정위 행정처분은 유효), 같은 이름의 법인을 다시 세워 비슷한 강의를 하고 있다.
60기째 이어져 오고 있는 천만 원대의 강의. 1,800만 원짜리 강의는 도대체 어떤 모습일지 이 강의 현장을, 추적60분이 취재했다.
■ 교육인가? 상품인가? — 고액강의 시장의 경계
많은 피해자들은 고액강의 시장이 교육과 상품 사이의 경계에 놓여 있다고 지적한다. 정보 제공이라는 형식을 취하며 실제로는 기대 수익을 기반으로 소비를 유도하는 구조. 강의는 상품 판매, 콘텐츠 재활용, 자동화 프로그램 등을 통해 ‘노동을 최소화한 수익’을 강조한다. 하지만 실제 운영 과정에서는 다양한 변수들이 존재한다.
이런 유형의 강의 광고에서 ‘누구나 쉽게’, ‘확실한 수익’과 같은 문구는 소비자의 합리적 판단을 흐릴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 일부 수강생들은 강의에서 제시된 구조가 이미 경쟁이 포화된 상태이거나, 지속적인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는 점을 뒤늦게 알게 됐다고 말한다. ‘자동 수익’이라는 표현과 실제 노동 사이의 간극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강사의 성공 서사 역시 확인이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한 강사는 과거 다른 강의에서 ‘컴퓨터 활용이 서툰 초보자’로 소개되며 단기간 수익을 낸 사례로 등장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AI 관련 업체를 운영할 정도의 전문성을 갖춘 인물이었다. 조작된 후기로 강사에게 신뢰를 얻었던 수강생들은 허탈감을 감출 수가 없었다.
이러한 사례는 고액강의 시장에서 성공 사례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소비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강사의 이력과 성과가 어디까지 사실인 것인지 확인하기 어려운 구조에서, 수강생들은 제한된 정보만을 바탕으로 선택을 내리게 된다. 플랫폼 구조 역시 이러한 문제를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의 콘텐츠는 빠르게 생산되고 유통되지만 강사의 경력이나 성과는 충분히 신뢰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강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서사는 점점 더 극적으로 연출되고 그 과정에서 사실은 감춰진다.
온라인 강의의 특성상 사전 규제는 쉽지 않고 대부분의 피해는 사후 분쟁으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누구나 쉽게’라는 말은 여전히 강력하다. 불안한 현실 속에서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더 나은 선택을 찾고자 한다. 그러나 선택의 근거가 연출된 성공 사례에 기반하고 있다면 결과 역시 예측하기 어렵다. 감춰진 정보와 과장된 성공담이 넘쳐나는 시장에서 선택의 책임은 여전히 개인에게 남겨지고 있다.
‘조금이라도 더 벌고 싶다’는 절박함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을 강의 시장으로 이끈다. 그러나 선택은 또 다른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부업과 자기 계발의 경계에서 빠르게 확산하는 고액강의 시장. 이는 새로운 기회의 장일까, 아니면 또 다른 위험의 시작일까. 「고액강의 시장 – 불안 비즈니스의 민낯」 편은 4월 3일 금요일 밤 22:00 KBS 1TV에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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